여름 휴가 계획을 짤 때마다 먼 곳을 포기했습니다. 제주도, 강원도, 남해... 모두 남편이 운전해야 했거든요. 아이들도 자라면서 "우리도 다른 곳에 가고 싶어" 라고 하기 시작했어요. 친구들은 가족이 함께 차를 타고 여행 가는데, 저희는 매번 남편의 운전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남편도 "너도 운전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라고 몇 번이나 말했어요. 하지만 저는 항상 "무서워서" 라는 변명으로 미뤘습니다. 실은 너무 오래 운전을 안 했거든요. 면허 따고 5년을 거의 운전하지 않으니까 감이 없었어요.
여행 가는 날이 다가오면서 제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이번엔 아이들과 함께 차로 여행을 가고 싶다" 는 마음이 커졌어요. 또 "내가 할 수 있다" 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었거든요.
인터넷에서 "빠른 운전연수" "여름방학 운전연수" 같은 검색어를 썼어요. 시간이 없었으니까요. 하남 하사창동 근처에서 3일 집중 코스를 하는 곳을 찾았습니다. 3일 10시간에 40만원이었어요. 여행 가기까지 정말 짧은 시간밖에 없었지만, 기초라도 배워두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 날은 굉장히 정신없었습니다.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거의 꽉 찬 일정이었거든요. 강사님은 40대 남성이셨는데, 말을 적게 하시는 타입이었어요. 하지만 정확하고 꼼꼼했습니다. "지금까지 운전을 거의 안 하셨으면 기초부터 다시 가겠습니다" 라고 말씀하셨어요.
아침 첫 2시간은 하남 하사창동 좁은 골목길에서 보냈습니다. 처음 30분은 차 안에서 기본만 다시 배웠어요. 핸들, 페달, 미러, 신호... 마치 운전학원에 다시 온 것 같았습니다. 이제 천천히 차를 움직여봤는데, 여름 햇빛이 쨍쨍했어요. 심장이 철렁철렁했습니다.

오전 남은 시간에는 넓은 도로로 나갔습니다. 신호등도 나왔고, 우회전도 했고, 좌회전도 했어요. 좌회전이 제일 무서웠습니다. 맞은편 차를 계속 봐야 하니까요. 강사님이 "신호를 먼저 봐요. 신호가 녹색이면 맞은편 차가 더 이상 안 나와요" 라고 알려주셨는데, 이 원리를 알고 나니 좀 나아졌어요.
점심시간 후 오후엔 주차 연습을 했습니다. 하남 하사창동 근처 마트 주차장으로 갔어요. 자동차 주차장이 많았거든요. 평면 주차도 연습하고, 좌측 주차도 연습하고, 좁은 공간에 들어가는 것도 연습했습니다.
처음엔 정말 못했어요 ㅠㅠ 차의 크기를 제대로 못 잡았거든요. 강사님이 "여기까지 오신 것도 잘하신 겁니다. 주차는 경험입니다. 처음엔 다 이렇습니다" 라고 했는데, 그 말 덕분에 계속 시도할 용기가 났습니다. 5번을 시도해서 마지막에는 거의 완벽하게 들어갔어요.
2일차는 더 큰 도로에 나갔습니다. 서울 방향으로 나가는 큰 도로였어요. 차도 많고, 신호도 많고, 차선도 복잡했습니다. 강사님이 "이 정도의 도로는 자주 다니셔야 해요. 여행 가실 때 이런 도로를 많이 만나실 테니까요" 라고 했어요. 그 말이 맞았거든요.
차선 변경을 배웠습니다. 사이드미러를 봐야 하고, 백미러도 봐야 하고, 신호도 켜야 하고... 한 가지를 안 하면 안 되더라고요. 강사님이 "순서가 있습니다. 신호 먼저, 그다음 사이드미러, 그다음 백미러,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확인하고 움직여요" 라고 단계별로 알려주셨어요.
처음엔 안 됐지만 5번 정도 반복하니까 좀 익숙해졌습니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여행할 때 가능한 수준이 됐어요. 강사님도 "이 정도면 괜찮습니다. 실전에서 경험하면서 더 늘 거예요" 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오후에는 고속도로 진입로를 연습했습니다. 고속도로는 아직 두렵지만, 진입로만 해봤어요. 속도가 올라가니까 신경 쓸 게 많았습니다. 강사님이 "천천히 속도를 올리세요. 서두를 필요 없어요" 라고 했는데, 그 말을 되뇌이면서 차분히 연습했어요.

3일차는 간단한 복습이었습니다. 2일차와 비슷한 도로를 다시 다녔어요. 이제 훨씬 자신감 있게 운전했습니다. 신호 대기도 덜 떨렸고, 차선 변경도 부드러워졌고, 주차도 더 잘됐어요.
강사님이 "여행 가실 때 주의할 점을 몇 가지 알려드릴게요" 라고 하셨어요. "첫째, 너무 빨리 가려고 하지 마세요. 둘째, 아이들이 떠들면 신경 쓰지 마세요. 셋째, 졸리면 즉시 차를 세우세요" 라고 말씀하셨어요. 정말 좋은 조언이었습니다.
마지막에 강사님이 "차분하고 신중하신 분입니다. 이 정도면 충분히 가족 여행을 가실 수 있습니다" 라고 말씀하셨을 때는 정말 고마웠어요.
3일 10시간에 40만원은 가성비가 아주 좋았습니다. 여행 경비를 생각하면 연수비는 아주 작은 부분이었거든요. 또한 아이들과 함께 자유로운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었습니다.
여행 가는 날이 왔어요. 처음엔 정말 떨렸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감이 생겼어요. 아이들도 "엄마 운전 잘하는데?" 라고 했고, 남편도 "좋았다, 이번엔 네가 몇 시간 계속 운전해봐" 라고 격려해줬습니다.
여행 가는 길에 차선 변경도 했고, 주차도 했고, 휴게소도 들어갔습니다. 모든 게 잘됐어요. 아이들도 우리 차로 여행 가는 게 더 자유롭다며 좋아했습니다. 그 여행에서 처음으로 아이들이 "엄마가 운전한다" 는 사실을 알게 됐거든요.
돌아오는 길에 아이 둘이 "다음 여행은 또 어디 가?" 라고 물었어요. 그 순간 정말 행복했습니다. 내가 운전을 배워서 이런 가능성을 열어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거든요. 3일 40만원의 운전연수는 우리 가족의 삶을 정말 바꿔놨습니다. 내돈내산 정말 잘한 선택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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